사춘기 자녀, 리더로 성장시키는 대화법
부모가 되면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무수히 많은 선택과 고민의 연속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쉽지 않은 시기가 바로 ‘사춘기’입니다. 아이의 말투가 달라지고, 눈빛이 차가워지고, 때로는 이유 없이 반항적으로 행동하는 이 시기. 부모로서는 당황스럽고 속상한 일이 많지요. 하지만 이 시기야말로 아이가 어른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과도기이며, 무엇보다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내면의 토대가 형성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사춘기의 자녀에게 부모가 어떤 말을 해주고, 어떤 태도로 다가가느냐는 그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자라날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특히 리더십을 갖춘 사람으로 키우고 싶으시다면, 말을 가르치기보다 대화를 나누는 방식에 먼저 주목하셔야 합니다.
지시보다 질문, 판단보다 공감을 먼저 건네야 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자신이 어느 정도 자랐다는 것을 느끼는 동시에, 여전히 불안정한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주장하고 싶지만, 마음 한편엔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공존하지요. 이 복잡한 감정을 다루는 과정에서 부모의 일방적인 지시나 조언은 종종 반발심을 자극하게 됩니다.
“너 그거 안 하면 안 돼.”
“이게 너한테 좋은 거야.”
이런 말들은 아무리 좋은 뜻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모는 내 생각엔 관심이 없고, 그저 자신의 기준만 강요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반면, 질문의 형태로 접근하면 아이는 스스로 생각하게 됩니다.
“넌 어떻게 생각해?”, “이런 상황이라면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이런 질문은 아이의 자율성과 사고력을 자극하고, ‘나는 하나의 독립된 생각을 가진 존재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 결과, 아이는 방어적인 태도 대신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반응하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점차 리더에게 필요한 ‘자기 표현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가게 됩니다.
감정은 조절하는 법이 아니라 이해받는 경험으로 배웁니다
리더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질 중 하나는 바로 자기감정 조절 능력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는 좋은 리더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지요.
하지만 이 감정 조절력은 훈계로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을 억누르라고 하거나, 참으라고 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능력입니다.
사춘기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눈물을 보일 때, “그 정도 일로 왜 그래?”라고 말하면 아이의 감정은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속상했겠다”, “그럴 때 정말 답답하지”처럼 감정에 공감해 주는 말을 들으면 아이의 마음은 안정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여유가 생깁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점점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타인의 감정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아는 공감력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공감력은 타인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핵심 자질로 발전하게 됩니다.
일방적인 조언보다 함께 답을 찾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가 어려움을 겪을 때 조언을 통해 도와주고 싶어 하십니다. 하지만 사춘기 아이는 단순히 정답을 얻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더 큰 성장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의 갈등이 있었을 때, “그 친구랑 그냥 멀어져. 너랑 안 맞는 것 같아”라는 조언은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아이 스스로 문제를 정리하거나 타협하는 능력을 기를 기회를 빼앗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 친구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느꼈을까?”, “넌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같은 열린 질문을 통해 아이 스스로 자신의 판단을 되짚어보고, 다음 선택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런 대화 방식은 리더에게 꼭 필요한 ‘균형 잡힌 사고력’과 ‘타협력’을 기르게 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태도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부모와의 신뢰가 리더십의 기반이 됩니다
어떤 리더든 신뢰받지 못하면 사람들을 이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부모가 신뢰의 대상이 되어야만, 그 아이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사춘기 자녀가 부모를 신뢰하게 되는 첫걸음은, “말을 해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 인식을 만들기 위해선, 부모가 먼저 감정을 통제하고,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의 말에 판단보다는 공감으로 반응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보다는
“그 말 속에 네가 많이 화났다는 게 느껴져”라고 반응하고,
“그건 잘못된 생각이야”보다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이런 작은 반응 하나하나가 쌓여, 부모는 아이에게 ‘든든한 리더십의 모델’이 되어주게 됩니다.
결론: 리더십은 대화에서 자랍니다
사춘기 자녀를 리더로 키우고 싶다면, 특별한 수업이나 캠프보다 먼저, 집 안에서의 대화를 바꿔보시길 권합니다.
지시 대신 질문을, 판단 대신 공감을, 조언 대신 동행을 선택해 보세요.
그 대화 안에서 아이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며,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 모든 요소가 모여, 언젠가 아이는 누군가에게 신뢰받고 의지되는 리더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오늘 저녁 식탁에서 나눈 부모님의 한마디 따뜻한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