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독서, 다독이 좋을까 정독이 좋을까?
아이의 독서 교육에 있어 많은 부모님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책을 많이 읽게 해야 할까, 아니면 한 권을 깊이 있게 읽게 해야 할까?”라는 물음입니다.
어느 학부모 모임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는 하루에 3권씩 읽어요.”
“우리는 한 달에 한 권만 제대로 읽히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괜히 조급해지기도 하고,
우리 아이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지 스스로 질문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다독(多讀)과 정독(精讀)의 차이와 각각의 장단점을 살펴보며,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독서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1. 다독이란 무엇인가요?
‘다독’이라는 말 그대로 책을 많이 읽는 것입니다.
종류와 장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가능한 한 다양한 책을 접하게 하는 것이죠.
다독의 가장 큰 장점은 배경지식과 어휘력, 흥미 확대에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단어를 익히고, 다양한 세계관과 생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사고의 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며,
책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아이로 자라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다독을 통해 문해력 향상을 기대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읽은 양이 곧 읽기 능력을 키워준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책을 많이 읽기만 하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깊이 있는 사고를 하지 않고 그냥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독서가 단순히 ‘양치기’가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읽었다는 사실은 남지만, 정작 아이의 마음속에는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거죠.
2. 정독이란 무엇인가요?
‘정독’은 말 그대로 한 권의 책을 깊이 있게 읽는 것입니다.
문장의 의미, 작가의 의도, 등장인물의 심리, 주제 의식 등을 고민하면서
시간을 들여 책을 천천히 읽어나가는 방식입니다.
정독의 가장 큰 장점은 사고력, 비판적 읽기, 이해력 향상입니다.
책을 천천히 곱씹으며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고,
글의 논리 구조나 표현 방식도 체득하게 됩니다.
특히 초등 고학년부터는 정독을 통해 논리적인 글쓰기 실력과
학교에서 요구하는 서술형 평가 대비 능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정독을 하면 책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의 깊이가 커집니다.
책 한 권이 그냥 읽고 마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경험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단점 역시 있습니다.
정독을 고집하다 보면 독서에 대한 속도감이 떨어지고,
책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보다 ‘공부’처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책 선택에 따라 편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3.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른 선택
다독과 정독, 어느 쪽이 더 ‘좋다’는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성향, 나이, 학습 환경, 그리고 현재의 독서 수준에 따라
적합한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 아직 책에 흥미를 붙이지 못한 아이에게는 다독을 통해 흥미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고,
- 이미 읽기의 기초가 잡힌 아이에게는 정독을 통해 사고력과 표현력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아이는 책을 빠르게 읽으며 즐거움을 느끼고,
어떤 아이는 문장을 반복해서 음미하며 감동을 느낍니다.
이 둘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부모님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은,
“지금 내 아이는 어떤 방식이 독서를 더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을까?”라는 점입니다.
4. 가장 좋은 독서는 ‘균형 잡힌 독서’
사실 진짜 효과적인 독서는
다독과 정독 중 하나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섞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 평소에는 다양한 책을 넓게 읽게 하되,
- 한 달에 한두 권은 정독용 책으로 골라 깊이 있게 읽어보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면 책에 대한 흥미와 지식 확장을 놓치지 않으면서,
사고력과 표현력도 함께 길러줄 수 있습니다.
또한 정독을 할 때는 부모와의 대화가 중요합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어땠어?”, “왜 그 인물이 그런 행동을 했을까?”,
“네가 작가였다면 어떤 결말로 바꿨을 것 같아?” 같은 질문을 던져보세요.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 생각을 말하는 과정이
가장 큰 독서 교육이자 사고력 훈련이 됩니다.
5. 결론: 아이마다 ‘정답’은 다릅니다
결국 부모님들이 기억하셔야 할 것은,
독서에는 정답이 없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다독으로 성장하고,
누군가는 정독으로 깊이를 더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책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것 자체이며,
그 과정에서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는가입니다.
아이의 독서에 조급함을 갖기보다는,
함께 책을 이야기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책을 좋아하는 마음 자체를 지켜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이 아닐까요? 😊
이상으로 다독 vs 정독, 두 가지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며,
부모님들이 각자의 아이에게 맞는 독서 길을 찾는 데에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