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부모상, 친구형이 답일까 엄격형이 맞을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단순히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인격을 길러내는 깊은 과정입니다. 예전에는 부모의 권위가 절대적이었고, ‘말대꾸하면 안 된다’, ‘부모 말씀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식의 교육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습니다. 반면 요즘은 “아이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 “대화 중심의 양육이 중요하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지요.
2025년, 지금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부모상 앞에 서 있습니다. 권위적인 부모보다는 친구처럼 다가가려는 부모가 많아졌고, 자녀와의 거리감 없이 편하게 지내는 것을 이상적인 관계로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고민도 존재합니다. 너무 친구처럼 굴다가 아이가 부모를 우습게 알지는 않을까? 반대로 너무 엄격하게 대해 아이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지는 않을까?
오늘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2025년의 부모상, 친구형이 답일까요? 엄격형이 맞을까요?”
친구 같은 부모, 소통은 쉽지만 경계는 흐려질 수 있습니다
친구형 부모는 아이와의 대화를 중시합니다. 감정을 나누고, 친구처럼 편안하게 다가가 아이가 언제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자 하지요. 특히 요즘처럼 정서적 유대가 중요하다는 흐름 속에서는 “부모도 친구처럼 돼야 한다”는 말이 공감받고 있습니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보통 정서적으로 안정적이며, 부모를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감정 표현에도 익숙하고, 자기 생각을 말하는 데 주저함이 적습니다. 특히 사춘기 시절, 친구형 부모와의 관계는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감정 기복이 심한 시기에 부모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건 큰 위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아이는 기본적으로 한계를 설정해주는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뭐든 받아주고, 거절을 잘하지 않는 부모는 오히려 아이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이건 하면 안 돼”, “여기까지가 너의 선이야”라는 말이 적절한 시기에 없다면, 아이는 스스로를 통제하는 능력을 기르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즉, 친구 같은 부모는 ‘공감’에는 강하지만, ‘경계 설정’에는 약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계의 부재는 아이가 사회 속에서 규칙을 받아들이는 데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엄격한 부모, 규율은 잡히지만 거리가 멀어질 수 있습니다
엄격형 부모는 일정한 규칙과 권위를 바탕으로 자녀를 양육합니다. “아이에게는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지나친 자유는 방임과 다름없다”는 신념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지요. 실제로 아이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명히 구분해 주고, 예절이나 책임감 있는 행동을 가르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기본적으로 질서와 규칙에 익숙합니다. 행동에 앞서 생각하는 습관이 있고, 사회 속에서도 ‘어디까지가 나의 몫인지’에 대한 감각이 명확합니다. 또한 자기조절 능력이나 책임감이 강한 편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엄격함이 지나치면 아이와의 ‘정서적 거리’가 멀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말을 걸기 어려워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위축될 수 있으며, 때로는 부모 앞에서는 무난하지만 뒤로는 다른 행동을 하는 ‘이중성’을 띠기도 합니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들면 이러한 거리감이 깊은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말하면 혼날까 봐", "어차피 이해 안 해줄 거잖아"라는 생각은 아이가 부모와의 소통을 스스로 포기하게 만듭니다.
진짜 중요한 건 균형감 입니다
친구형과 엄격형,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성향도, 부모의 가치관도, 가정의 환경도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요한 건 이 두 가지 스타일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입니다.
공감은 하되, 기준은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알려줘야 하지요. 예를 들어 “네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그건 옳은 방법은 아니야”라는 말은 공감과 규율 사이에서의 균형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또한 아이의 나이와 상황에 따라 부모의 태도도 유연하게 달라져야 합니다. 유아기에는 일정한 규칙과 예절을 강조하면서도 애정 표현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고, 초등기에는 대화를 점점 늘려가며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는 연습을 함께해야 합니다. 사춘기 이후에는 친구 같은 부모가 되되, ‘친구 같은’과 ‘진짜 친구’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부모는 결국 부모입니다. 친구처럼 가까운 사이가 되더라도, 아이에게 경계와 안정감을 주는 역할은 부모의 몫입니다. 부모가 ‘경계 없는 친구’가 되는 순간, 아이는 오히려 감정적으로 방황할 수 있습니다.
2025년, 부모의 역할은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함 입니다
지금의 아이들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보는 넘쳐나고, 속도는 빠르며, 감정은 더 섬세해졌습니다. 그만큼 부모에게도 단순한 양육 능력 이상의 역량이 요구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스타일이 아이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가’를 늘 점검하는 태도입니다.
내가 지금 너무 감정적으로만 반응하고 있진 않은지, 혹은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내 방식만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것이죠. 그렇게 부모 스스로가 조금씩 유연해질 때, 아이와의 관계는 더욱 건강해지고 단단해집니다.
2025년의 부모상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조율하는 능력’을 갖춘 부모입니다.
때로는 친구처럼 다가서고, 때로는 단호하게 기준을 세워주는 유연한 부모,
그런 부모야말로 지금 시대의 아이에게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